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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5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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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으로 잉어잡기
작성자 김태형 작성일 2010-02-15 조회수 3234



이 사진은 지난 폭우때 수해현장 취재도중 얼떨결에 찍은 것입니다.

농민 서너명이 침수된 벼논에 물꼬를 보러나왔습니다. 위쪽 논에서 난데없이 잉어한마리가 넘처흐르는 물을 따라 떠내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잉어다!”

외마디에 농민들은 일제히 잉어를 덮쳤습니다. 농민 3명이 동시에 삽자루를 날렸습니다. 짝다리를 자세로 담배한데 꼬나물고 느긋하게 침수된 논을 바라보던 농민들이 잉어를 발견하고는 날쌘돌이로 변했습니다.





농민들이 삽자루를 날리자 저는 카메라를 날렸습니다. 참고로 제 카메라는 초당 4장정도 연사가 가능합니다. 근데 몇장 찍기도전에 상황은 끝났습니다.  

삽자루의 십자포화속에 잉어는 곧바로 항복하고 말았지요.





“ 손으로요? 절대 못잡아요 이놈들이 얼마나 빠른데요”

“ 첫물이 넘으면 하천에서 거슬러 올라온 놈들이 논에 많이 댕겨요”

농민들은 아무일 없다는 듯 다시 물꼬를 보기시작했습니다.

취재하다보면 예정에 없는 사건도 자주 일어납니다. 이런 경우 카메라가 스템바이 상태가 아니라면 결코 찍을 수 없습니다. 멀뚱하니 쳐다보다 급기야는 비참해지기 일쑤죠. 눈를 현상해서라도 사진을 만들고 싶은 후회만 남습니다.

쓰라린 기억 하나 얘기하죠. 92년 수습시절이었습니다. 재개발지역에 강제집행 들어간다더군요. 어렵게 찾아간 현장에는 포크레인위에 주민들이 올라탄채 강제철거를 막으려 몸부림하고 있었습니다. 쇼킹하고 대물같은 그림이 눈앞에 떡하니 벌어진것이었습니다.

특종이다 특종! 현장에 기자는 나 혼자뿐. ( 아! 220V의 전율) 떨리는 카메라를 달래며 정신없이 니콘 FM2(당시엔 필름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오후 늦은 시각 워낙 급하게 택시( 당시 6천원 주고 왔음)를 타고 온 철거현장은 ‘심봤다’ 그 자체였습니다.

취재를 마치고도 흥분은 계속됐습니다. 콧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죄송, 남의 고통을 즐기다니...아 고약한 직업병) 울퉁불퉁한 논밭을 가로질러 걸어나오며 필름을 되감았습니다.

필름은 36컷 짜리. 포크레인 바가지에 올라탄채 울부짖는 주민, 이를 끌어내리려는 강제집행관, 절규하는 주민을 바가지에 태운채 주택 담장을 밀어 넘어뜨리는 포크레인, 기와지붕을 밀어버리는 포크레인, 주저앉아 통곡하는 주민.... 필름에 담은 특종생각에 마리카락이 쭉쭉서는 것이었습니다.

필름을 계속 감았습니다. 36컷 필름은 24컷보다 손끝에 더 묵직한 느낌이 오며 더 오래 감깁니다. 이제 다 감길 때가 됐는데... 이날따라 무지 길게 느껴졌습니다.

이때였습니돠(습니다).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슴돠.(습니다). 하늘이 노래지고 눈앞이 캄캄했슴돠. 아악!!!!~ 바로 그것이었슴돠. 논밭을 지나 도로위까지 100여미터나 걸어가는 동안 필름 리와인더는 멈출줄 모른채 야속하게 계속 돌아만 가고있었던 것이었슴돠~~~...  !!!!@#$%&ㅠㅠ ...

그날 이후 저는 몇 년간 필름앙몽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여러분에게 그 특종을 보여드릴 수 없어 무지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순간포착을 위해선 카메라가 아무리 명품일지라도 준비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기본적으로 베터리, 필름(디지털 메모리 카드),적절한 셔터스피드와 조리게가 항상 세팅돼있어야 합니다.

자동카메라의 경우엔 작동모드로 돌리면 바로 촬영이 가능하지만 수동은 좀 사정이 다릅니다. 이를테면 특별한 촬영이 없더라도 카메라를 휴대할때는 셔터우선식(약 1/500이상)모드에 세팅하는 게 여러모로 좋습니다. 일반 수동모드에서는 환경에 따라 노출값이 다르기 때문에 카메라를 ON 시킨후 바로 셔터를 누르려해도 노출값을 맞추기위해 금쪽같은 시간을 소비해야합니다. 셔터우선모드는 이런 위험을 카메라가 스스로 챙겨주니 편하죠. 이러한 습관은 순간포착으로 특종할 가능성을 높혀줍니다.

요즘 특종은 기자만 하는게 아닙니다. 아마추어든 프로든 카메라를 갖고 현장에 있는 사람이 장땡입니다. 독자가 사건사고 현장에서 촬영한사진이 신문에도 크게 보도된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번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때도 세계적인 특종은 그 지하철에 탄 승객이 촬영한 사진이었잖습니까?

사진기자들은 카메라를 24시간 갖고 다닙니다. 출.퇴근때도 물론이죠. 아이들이 가족사진 않찍어준다고 성화긴 하지만요. 한번은 학교선생님이 가족사진을 가져오라 하더군요. 아무리 찾아봐도 있어야 가져가죠. 급기야 포토샵으로 이산가족을 한데 모아 겨우 보냈어요.

그러나 취재는 칼입니다. 사진기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카메라를 뽑으면 썩은 무라도 취재해 지면에 실을 뉴스를 만듭니다. 때문에 베터리,메모리카드,스트로보,렌즈,비상 건전지, 거기다 긴급 전송노하우까지 24시간 스템바이 상태를 유지합니다.

요즘 디카는 가볍고도 작습니다. 폰카도 성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차량에든 호주머니에든 촬영세팅이 된 디카를 갖고 다니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특종이 바로 눈앞에 보일겁니다.

  저는 UFO를 촬영하는 것이 꿈이자 소원입니다. 그래서 맨날 하늘을 쳐다보곤 합니다. 아직 그림자도 못봤지만...


※오늘의 용어 - 셔터우선식 모드

촬영모드에는 크게 일반수동, 자동, 셔터우선식, 조리게우선식이 있습니다.

카메라는 셔터속도와 조리개의 조합에 의해 촬영됩니다. 셔터속도는 눈을 깜박이는 속도와 같습니다. 조리개는 눈거풀을 뜨는 정도라고 할까요.

해를 마주보면 눈이 부시죠. 그때 사람들은 눈을 가늘게 떠 햇빛을 적게 받아들이려 합니다. 반면 달빛아래서는 눈을 부릅떠야 잘 보이죠. 조리개는 바로 이런 역할을 합니다. 셔터우선식이란 셔터속도 값을 강제로 먼저 결정한뒤 조리개가 적정노출에 맞게 자동으로 조절되는 것을 말합니다.

가령 1/500초 셔터우선 모드로 날으는 새를 촬영한다고 칩시다. 맑은 하늘에서 조리개가 8이라고 가정하면 새가 햇빛이 적은 그늘속으로 날아갈때는 5.6 또는 4등 조리개 수치가 낮게 자동으로 변환됩니다. 상대적으로 햇빛이 적은 곳에서는 조리개를 더 열어( 조리개값이 낮을수록 조리개 구멍 즉 눈거풀은 크게 열림) 빛을 많이 받아들이도록 자동변환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조리게 우선식에서는 조리게 값은 고정된후 셔터속도가 각각 노출환경에 맞게 변환됩니다.

그냥 오토로 촬영하면 될걸 왜 이리도 복잡하냐구요? 이런 의문은 초보수준을 넘어서면 쉽게 풀립니다. 담에 그 복잡한 이유를 설명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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