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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8월 20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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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 셔터로 번개 촬영을
작성자 김태형 작성일 2010-02-15 조회수 2732


이 사진은 대구 금호강변에서 시내방향으로 본 야간모습입니다. 얼마전  번개가 요동친 일요일밤을 기억하십니까.

폭우와 함께 천둥소리를 동반한 번개요란한 밤이었습니다. 하늘이 쇼하는군...  근데 갈수록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폭우도 폭우지만  천둥소리가 하늘을 쪼갤듯한 기세였습니다.

“아빠 무서버~(서워)”
잠자다 놀란  아이녀석이 거실로 뛰쳐나왔습니다.
“무섭다구?”
“소리는 1초에 340m속도로 달려, 그러니까 번개친 뒤부터 계산해봐 ”
얼핏 계산해도 10여초는 훨씬 넘었습니다.
“ 거봐  하늘  저 멀리서 치는 번개야 ,  하나도 안무섭지?”
아이녀석은  제 바지춤을 붙잡고 벌벌떨고 있었습니다.
“ 그래도 무서워~”
“걱정마 아빠가 카메라로 번개가 꼼짝못하게  찍어주께”
“번개도 찎을 수 있어 ? ”
“ 당근이지 ”

꼬마녀석은 그래도 못믿겠다는 듯 급기야  전등이란 전등은 다 끄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완전히 겁먹은 표정이었습니다.

아 번개녀석,  보자보자하니 너무 심했습니다. 아빠보다 번개가 100배는 더 무서운거 같았습니다.

긴급처방을 내렸습니다. 아빠의 위력을 보여주지. 최후의 보루, 카메라를 뽑아들었습니다. 이거야 말로 약발을 잘 받거든요. 사실  4살난 꼬마녀석은 제가 사진을 찍어줄 때마다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꼼짝도 안합니다. 그래서 사진에 찍히는 것은 죄다 ‘아빠말’ 에 꼼짝도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  제가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아빠가 힘이 더 세다고 생각하는 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경찰도, 탱크도, 호랑이도 다 제 카메라로 간단히 이긴 전례가 있습니다.

   사실 이번 번개는 초저녁부터 폭우와 함께 천둥소리를 동반하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밤 늦도록 계속됐습니다.  느낌이 심상찮았습니다.  꼬마녀석과 노닥거릴때가 아니었습니다.  
  
  배란다 창문을 열고 카메라를 들이밀었습니다.(기술 들어갑니다) 수건으로 렌즈를 감싸 빗줄기를 피하며 창문틀에 카메라를 밀착시켰습니다. 번개를 잡을려면 최소  4/1초정도 이하 슬로우 셔터라야 가능합니다. 창문틀이나 외벽에 카메라를 바짝 밀착시키면  그런데로 흔들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건 완전히 서서쏴 자세가 됐습니다.

24mm렌즈에 셔터속도 1/2초, 조리개를 4.0정도에 맞춰놓고 번개를 기다렸습니다. 번개는 어디서 칠지 모르니까 와이드렌즈를 장착해야 당첨확률이 높습니다.  잘 관찰해 보면 번개는 일정한 장소에서 일정한 주기를 갖고 반복해서 칩니다. 한번 친 다음부터  다시 칠 예상시점을 계산한 후 촬영타이밍을 잡아야 합니다.

번쩍하는 순간과 거의 동시에 셔터를 눌러야 합니다. 이때는 숨도 잠시 멈추고 카메라가 떨리지않도록 최대한 조심해야합니다. 사격하듯 말이죠.

번개는 대개 무지 빠릅니다. 그러나 때로는 느리기도 합니다. ‘번쩍’ 이 아니라  ‘버버번~쩍’ 하며 1초내외로 비교적 길게 방전하기도합니다. 이날이 그랬습니다.  

이럴 경우엔 셔터타임을  1/2초로 해도 촬영이 가능합니다.  1/2초로 설정한 것은  숨을 잠깐 멈춘후  카메라를 외벽에 밀착시킨상태로 셔터를 누를때 최소한 떨리지 않는 타임이라  나름데로 생각한데 따른 것입니다. 물론 더 느린타임도 가능합니다. 이런 경우 정답이란 없습니다. 감으로 설정하는거죠.

만약 삼각대로 카메라를 고정한 경우라면 달라집니다. 서터타임을 1~2초정도로 여유있게 설정해도 됩니다.  가장 쉬운방법은  번개가 칠 무렵부터  B셔터를 눌러서 셔터막을 열어놓는것입니다.  번개가 친다음 손을 떼고 셔터를 닫는거죠.

B셔터 사용시엔  고려해야할  문제도 있습니다. 주변환경이 밝은곳이라면 장시간 셔터를 열어놓은 결과 노출오버로 촬영될 수 있습니다. 노출환경과 노출시간에 따라  조리개를 적절히 열고 닫으며  적정노출을 계산해야합니다.



서서쏴, 쪼그려쏴, 호흡멈추고 정조준, 이러길 몇차례 한 후에서야 그 무섭던 번개를 드디어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노출을 계산하고 위치도 잡고 그러다보니 약 60여컷만에 두세개의 번개를 잡았습니다.

꼬마녀석이 이번에도 넘어갈지 모르겠군요. 카메라에 담긴 액정화면을 보며 꼬마를 찾았습니다. 근데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군요. 그러고보니  밤 10시가 휙 지났습니다.  아빠가 번개를 잡는 동안 꼬마는 이불속에서 그대로 잠들어버린 것입니다. (쩝... 잠이 묘약이군)


※ 오늘의 용어 - 서터, 조리개 그리고 심도

셔터와 조리개는 같은 밝기아래서는 반비례관계에 있습니다.  

1/125초에 조리개 8과  1/250초에 조리개 5.6으로 각각 사진을 찍었다면 노출은 같게 나온다는 얘깁니다. 반비례관계란  셔터속도(빛을 받아들이는 시간)를 빠르게 한 만큼 조리개(빛을 받아들이는 양)는 열어줘야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조리개는 보통 2,8. 4. 5,6. 8.11.16.22 정도의 값을 갖고 있습니다.  수동렌즈는 렌즈표면에, 그리고 디지털 자동카메라의 경우엔 액정화면 조리개 표시창에 나타납니다. 값싼 디카에는 조리개 표시가 안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리개 구조상  2,8에서 22로 갈수록 빛을 받아들이는 양이 작아집니다.
이 숫자는 명목상의 숫자입니다.  육안으로 보는 밝기를 1이라고 했을때  2,8은 육안보다  2,8배 어둡다는 뜻입니다.  흔히 조리개를 죈다는 말은 조리개 수치를 높혀 빛이들어오는 양을 줄이다는 표현입니다.

(기술 들어갑니다.) 조리개는 죄면 죌수록 심도가 깊어집니다. 심도란 사물이 선명하게 보이는 정도입니다.  극단적으로 예로 조리개를 2,8에 두고  촬영하면 전경과 원경중 한쪽은 흐릿하게  촬영됩니다. 그러나 22에서는 .전경이든 원경이든 다 선명하게 촬영됩니다. (물론 이 두경우에 적정노출이 되도록 셔터타임을 조절해야합니다)

조리개는 사람의 눈거풀 원리와 같습니다. 눈앞 10cm정도에 손가락을 두고 눈을 크게 뜬채(조리개 2.8) 손가락에 눈초점을 맞춰보세요. 주변사물은 흐릿하게 보이죠. 같은 조건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조리개 22) 손가락을 보세요, 주변사물도 더 선명하게 보일겁니다. 그것이 심도입니다.

같은 노출하에서 조리개의 쓰임새는 바로 이런 심도를 적절히 활용하려는데 있습니다. 심도는 조리개의 영향도 받지만 렌즈영향도 받습니다. 광각계열일수록 심도가 깊습니다. 반면 망원계열일수록 심도는 얕습니다.

조리개를 22등 많이 조여서 촬영할 경우 셔터타임이 너무 느려 떨릴위험이 생길수있겠죠.  삼각대는 이럴때 사용합니다.

(또 기술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조리개와 셔터타임은 항상 반비례관계에 있을까요? 아닙니다. 같은 노출하에서만 반비례관계입니다. 통상 맑은날 낮에는 1/125초에 조리개 11정도로 촬영하죠. 이런 낮에는 조리개와 셔터타임을 반비례로 촬영할 수 있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스포츠 사진촬영하려면  셔터타임은  1/500초 정도에 두고 촬영해야 공이나 몸동작이 떨리지 않습니다. 적정노출을 고려하면 조리개는 5.6이 되겠죠.

그러나 야간, 새벽, 초저녁등의 환경에서 특정한 사진을 촬영하려 할때는 이 원칙이 깨지기도 합니다.  번개사진 찍을때 보셨죠. 1/2초에 조리개 4. 이렇게도 촬영합니다.  실내에서 노후레쉬로 촬영한다고 하면 셔터타임 1/30초에 조리개 4정도로 촬영해야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어두우니까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셔터타임)도 길게하고  빛 구멍(조리개)도 열어서 많은 양이 들어오게 해야합니다.  반대로 밝은 해를 마주보며 날아가는 새를 촬영할 경우에는  1/1000초에 조리개 22정도로 촬영할 경우도 생깁니다. 물론 이 경우 1/2000초로  촬영한다면  조리개는 16이 적정노출이겠죠.

심도를 생각하며 촬영하려면 전경(앞쪽)과 원경(먼쪽)이 뚜렷한곳이라야  효과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심도의 맛을 느껴보세요. 프로의 세계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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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armer0 2011-02-05 04:20:15
세세한 설명, 간결한 문체에 푹 빠져듭니다. 첫 연재부터 끝까지 정독하고 있습니
다...^.^

딴지 하나: '육안으로 보는 밝기를 1이라고 했을때 2,8은 육안보다 2,8배 어둡다는
뜻"이라는 표현은 오해 여지가 있을 듯하지 않을까요.

'렌즈가 이상적으로 완전히 개방되었을 때 받아들일 수 있는 빛 양을 1이라고 하면,
1.4는 그 반 (2의 제곱근이 1.414...이니까), 2는 1/4, 2.8은 1/8, 4는 1/16, 이런 식으
로 줄어든다' 이런 표현은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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