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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5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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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을까 그릴까
작성자 김태형 작성일 2010-02-15 조회수 3133


<북경의 광고판> 셔터속도 1/125, 조리개 4.5,70mm로  지난해 12월 촬영한 사진입니다. 화면을 단순화하기 위해 광고판 정면 중앙에서 구도를 잡고 옷차림새가 적당한 사람이 지나가는 장면을 맘속에 그리고 촬영한 것입니다.


장시간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런 저런 핑계로 미루다보니 시간이 너무 지났네요.

사진은 찍는 건가요 그리는 건가요. 오늘의 포인틉니다. 설마~ 그.리.는. 것.은  아니겠지요~~·. 네~~ 정답은 ‘그리는’ 겁니다.

사진을 그린다구요? 사실 ‘찍음’과 ‘그림’의 차이는 큽니다.  사람들은 사진을  촬영한다, 찍는다 이런 표현을 하죠. 그런데 구력이 좀 된 분들은 사진를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사실 사진을 ‘그림’으로 생각하고 이해하면 실력이 빨리 늡니다. 그림은 자신이 생각하는 데로 그리죠.  아무런 생각없이 그린다면 개념없는 그림이 나오겠죠. 주제가 없는 그림 말입니다.

사진도 마찬가집니다.  무얼 찍을지 주제가 무언지를 생각하고 촬영해야 비로소 사진의 완성도가 쑥쑥 올라갑니다.

<북경의 광고판>를 볼까요. 지난해 겨울  북경의 번화가 거리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대구의 동성로쯤 되는 곳이죠.  화장품 광고판을 배경으로 두사람이 걷고 있는 장면이죠.

우린 아직도 중국하면 사회주의를 연상합니다. 사회주의는 무미건조하다는 인상을 주죠.  그런데 북경시내가 무미건조한가요?  사회주의국가에 왠  자본주의 냄새가 팍팍나는  광고판이 넘쳐나죠? 암튼 북경의 첫인상은 가히 ‘관념의 충격’이랄까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북경 거리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이렇게 촬영해봤습니다. 북경 시민들의 옷차림새는 아직 촌스럽지만 외국기업들의 광고판은 동성로를 뺨칩니다. ‘사회주의 중국속에 밀려온 자본주의’ 뭐 그런 생각으로  그린 사진입니다.

그릴(촬영)때는 어떻게 표현할지를 생각해야 겠죠. 이걸 앵글 또는 구도라고 얘기하죠.  화장품을 광고하는 매개로 두 미녀의 웃음짓는 이미지가 상징적이죠. 그래서 전 이 광고판앞에 지나는 시민들과 함께 앵글을 잡기로 했습니다.

촬영당시 여러사람이 지나갔지만 최종적으로 이장면을 초이스했죠. 두 미녀사이로 지나는 북경의 남여, 옷차림도 북경시민들의 일반적인 차림새로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했죠.

이들이 지날 때 셔터찬스도 생각해야합니다. 광고판 미녀얼굴도 안 가리고 가운데 화장품도 나와야되고 또한 두 시민의 시선도 생각해야합니다. 게다가 걷는 디리의 모습도 한발을 구부린 상태가 훨씬 동적이겠죠. 살아있는 사진이랄까요.

이런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서 적절한 타임에 셔터를 누릅니다. 적절한 타임이란 것이 바로 머릿속에 어떻게 표현할건지 즉 어떤 그림을 그릴건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연히 이 거리에서  광고판을 무심결에 촬영했다면 결코 이같은 장면은 나올수 없습니다.  ‘우연히’ 찍힐 수는 있겠죠.  비록 ‘우연’으로 인해  훌륭한 사진이 나왔다 하더라도 그런 사진은 자신의 실력에는 큰 도움이 안됩니다.  

사진은  촬영할 때 내가 왜 이장면을 찍어야하는지  찍는다면 무얼 어떻게 찍을것인지 항상 생각해야합니다. 때로는 심층연구도 해야합니다.

가령 ‘야산인근 농작물을 망치는 맷돼지’를 촬영하겠다고 가정해보죠. 출몰시간은 언제, 식별가능한 위치는, 계절적으로 녹음이 우거진 여름보다는 잎이 떨어진 늦가을이 좋겠지, 후각이 발달했으니까 담배피면 안되고 망원렌즈로 멀리서 촬영해야 될듯, 수컷은 이빨이 드러나 있어 더욱 위험, 봄철에는 새끼를 데리고 가족단위이동, 야간에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법은 등 등 촬영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사물 또는 사람 등  여러 촬영대상에 대해 알아(학습)보게 되고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게 됩니다. 사진만 얻는게 아니라 사물에 대한 인식의 폭이 커져 마음의 양식도 쌓을 수 있죠.

사진을 ‘찍는게 아니라 그리는 것’ 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카메라를 잡을 때  비로소 ‘자신만의 사진’ 이 됩니다.  자신의 가치관,철학이 깃든 작품이 되는 것이죠

사진은 그림입니다.  내맘대로, 생각하는데로,  그러나 주제를 가지고 그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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